한국 현대사 산책 - 강준만Feb 22, 2008

오래간만에 책을 잔뜩 구입했다.
공돈이 들어와서(작년 여름 필리핀 가서 쓴 돈을 1월에 지급받았다) 뭘 할까 고민하다가, 책 산지도 제법 오래된지라 그동안 사고싶었던 책들을 한꺼번에 질러버렸다.

이번에 작심하고 산 책은 강준만교수의 한국 현대사 산책 시리즈. (나머지는 덤으로 ^^) 예전에 80년대편만 구입해서 읽었다가 마저 사야지 사야지 하고 생각만 하다가 매번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다가 지름신을 핑계하고 한번에 구입. 이제 40년대편만 사면 끝이다.

덕분에 요즘에는 지하철에서의 시간이 즐겁다.
정신없이 책을 읽다가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칠 때도 많고, 벽에 부딪친 적도 많지만. :)

집에 사람이 없어서 배송을 학교로 시켰더만, 20권에 달하는 책을 집으로 가져가기가 애매해서 동아리방 책꽂이에 보관중이다. 그러다보니 후배들도 한권씩 가져다 보고 있다. 특히 한국 현대사 산책.

한국의 근/현대사는 암흑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인식이 희박하다. 역사학과 학생이 아닌 이상 일반적으로 한국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고등학교 시절일텐데, 내가 고등학교이던 시절에는 진도 등의 문제로 인해 근현대사는 거의 다루지 않았고, 현재는 국사라는 과목이 쪼개져서 근현대사라는 과목이 따로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일제강점기 이후의 현대사에 대해서는 비중이 낮게 다루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근현대사는 이제 선택과목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별 생각없이 넘어가기 쉬운 현대사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사회비판적인 내용이 많은 편인 데다 ‘불편한 진실’ 까지 거침없이 말해주는 책인지라 몇몇 사람들은 좀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P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대한민국이 겪어 온 엄연한 역사이며, 사실이다. 후배들에게 이 책에 대해 농담삼아 “책의 절반은 인용이야” 라고 이야기했는데, 실제로 거의 모든 페이지마다 각주가 있고 신문기사 등 인용문의 출처에 대해 표기가 되어 있으며, 철저하게 그것들을 기반으로 이야기해 나간다. 저자가 자료 수집에만 10년이 걸렸다고 하니 뭐.

더군다나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단순한 정치/사회적인 역사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대중문화, 스포츠 등 사회 전반적에 걸친 현상들까지 조명해 의외로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별점 다섯개! :)

후배의 소감을 빌려서 마무리.
“형, 여태 몰랐는데 박정희 완전 쓰레기였네요?”

덧붙임.
여담이지만, 요즘 세태가 책을 너무 안 읽는 건 둘째치고라도 사람들의 전반적인 독서 취향이 너무 가벼워진 것 같다.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로 올라와있는 책들은 거의 둘 중 하나이다. ‘돈 버는 방법’ 에 대한 책이라던가, 1회성으로 ‘소비’ 되는 가벼운 문학들이다.

뭐, 그런 것에 대한 비판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해 왔으니 여기다 더 써봐야 손가락만 아플 듯 해서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