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험과 컨닝Dec 15, 2007

기말고사 기간이다 보니 다들 난리다.
항상 시험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다들 컨닝에 대한 불감증이 심각하다. 후배의 말을 인용하자면
대학생들의 컨닝에 대한 도덕 불감증은 심각하다. (참고로 이 말은 07학번 후배가 한 말이다. 고학번으로써 부끄러울 따름…)

그러나 학점이 대학생활의 거의 전부가 된 요즘 세상에서는, 컨닝이건 뭐건 학점만 잘 받으면 장땡이라는 생각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컨닝이 가능한 과목 - 특히 조교/교수의 감시가 거의 없다고 알려진 과목 - 의 경우엔 그 정도가 심각하다.
컨닝페이퍼는 물론이고, 시험지 자체를 돌리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내 경우에도 지난 학기에 어떤 과목의 중간고사 때, 같이 수강을 하던 후배/동기가
만점에 가까운 답안지를 작성해 내게 건네준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답안지를 건네주는 후배와 동기를 외면하고 당당히 단 한 문제만 풀고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전혀 공부를 안했었기 때문에, 그러한 “짓”으로까지 좋은 학점을 받기 원하지 않았었기에.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다. 컨닝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며
그것에 대한 가치가 양심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양심은 사람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척도가 되지는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실 나도 컨닝을 한다. 자신도 없고 공부할 생각도 없는 몇몇 과목의 경우에는 나도 컨닝을 한다.
소심한 나로서는 기껏해야 이렇게 간단히 몇 자 책상에 써두는 것 따위일 뿐이지만.
이번 학기의 경우에는 그다지 공부하고 싶지 않았던 수치해석 과목의 기말고사 때 라그랑쥬/뉴턴 보간식을 책상에 살짝 써두었었다)

그러나 며칠 전에 썼던 글에서 말했듯이, 과연 대학 공부는 무엇을 위한 것일지 의문이다.
어떤 사람은 비싼 등록금 내고 다니는 대학, 어떻게든 장학금이라도 받아서 메꾸고 좋은 학점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학점을 위해서 대학교를 다니고 싶지는 않기에, 적어도 나 스스로는 컨닝을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서 학생들이 이렇게 학점에 목숨을 거는지는, 그리고 무엇을 위한 대학교인지, 그리고 공부인지는, 의문이다.
사실, 의문이랄 것도 없다. 대학이란, 뭔가를 공부한다기보다는 취업에 도움이 되는 - 대부분이 학사학위를 받기 때문에 - 요소 중 하나로
전락한 지 오래라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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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한 공부인가Dec 12, 2007

기말고사 기간이다.
도서관 열람실은 학생들로 가득 차 있고, 도서관에서 밤새 공부하는 학생도 많다.
하지만 나는 시험기간이 될 떄마다 회의를 느낀다.
과연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는가? 하는.

특히 몇몇 강좌의 경우, 시험문제를 보면 대체 학생들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인가 하는 더 큰 의문이 든다.
단순히 암기력을 시험하는 듯한 문제들. 그것들을 외워서 대체 무슨 도움이 될까?
대학은 지식을 배우는 곳이지 암기력을 연습하는 곳이 아니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 그것에 휩쓸려 살아가는 시대에는
단편적인 지식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을 일일히 기억하기에는 뇌의 용량이 아까울 뿐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포괄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필요할 때 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구체적이고 단편적인 내용들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시험은 봐서 평가를 내려야 하니 억지로 문제를 만들어내는 교수와,
학점에 눈이 멀어 그것을 위해 벌건 눈을 밤새 치뜨며 “무식한” 공부를 하는 학생들.
그리고 요즘 대졸자들은 뽑아도 새로 교육시켜서 일을 시켜야 한다는 기업들.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나뿐인가..?